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불량식품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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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3. 3. 8)
조우성의 미추홀 - 불량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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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옹 신태범 선생의 유저 '먹는 재미 사는 재미'는 퍽 재미있는 식문화 탐구서다. 시인 김상용은 '남으로 창을 내겠소'란 시에서 '왜 사냐건/웃지요'라고 했지만, 실천적 미식가였던 선생은 빙긋이 미소 지으며 '사람은 먹기 위해 산다'고 그 책에서 당당하게 주장하셨다.
▶살다보면 '먹는 재미'가 '사는 재미'라는 걸 알게 된다는 말씀인데, '어떻게 먹어야 할까'에 대한 대답도 명료했다.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싶을 때, 먹고 싶은 만큼 먹으라"는 것이었다. 영양과 건강을 시시콜콜 따지지 말고, 본성에 충실하라는 지론이었다. 언뜻 쉬운 일로 보인다.
▶그러나 그같은 식생활을 누리기는 이는 많지 않을 것 같다. 오늘 아침식사는 아내의 뜻에 의한 것이었고 점심은 구내식당 영양사의 월중계획에 따라 차려진 것이었다. 저녁도 술 하는 친구의 강권에 못이겨 수육과 빈대떡 몇 조각으로 요기했으니 내 뜻이 아니었다.
▶세끼 식사를 하며 '잘 먹었습니다', '국물이 진국이네요' 라는 말을 남기기는 했지만, 인간관계, 금전, 시간, 체면 때문에 '먹고 싶은 걸, 때 맞춰, 먹고 싶은 만큼 먹는' 여유로운 식생활을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정작 우리 식생활 풍경은 이 차원의 한참 아래서 헤맨다.
▶그렇게 저렇게 먹었던 음식의 상당수가 '최악의 불량'이다. 정성스레 조리해 내놓았지만 '작은 새우'가 '인산염'에 찌든 '발암물질'인 것을 아내도 어쩔 도리가 없는 살풍경인 것이다. 도대체 우리가 무엇을 먹고 사는지도 모르며 산다니 서글퍼진다.
▶연어-조심하시라. 싱싱해 보이도록 발암물질인 아질산나트륨을 첨가해 호텔에까지 납품한다. 양식 새우-테레마이신을 정기적으로 주지 않으면 폐사한다는 게 업자의 증언이다. 달걀-폐기처분해야 할 부화 중지란 450만 개를 최근 전국 제과점과 음식점에 유통시키다 적발됐다.
▶이밖에도 수없는 '불량'이 판 치고 있는데, 그를 척결하지 않는 한 결코 국민의 삶이 '사는 재미'를 느끼는 '행복시대' 수준으로 향상되지 못할 것은 뻔 하다. 여야는 꼴불견인 '방송 장악전(戰)'을 그만 두고, 국민을 서서히 죽이고 있는 '불량식품'과 최후의 전쟁을 벌여야 한다.
/주필
2013년 03월 08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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