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조봉암 평전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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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3. 3.20)
조우성의 미추홀 - 조봉암 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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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얼문화재단(이사장 지용택)의 '죽산 동상 건립'을 앞둔 시점에서 소설가 이원규 씨가 '조봉암 평전'을 펴냈다. 부제를 '잃어버린 진보의 꿈'이라고 밝혔듯이, 장장 2500매(632쪽)에 달하는 원고 속에 아로 새겨진 죽산의 숨결은 독자의 가슴을 애틋하고 또한 뜨겁게 한다.
▶이 책은 기왕의 죽산 관련서와는 달리 지역의 역사적, 사회적, 인문적 배경을 누구보다 소상히 아는 고향의 후배가 수년간의 고력 끝에 새로운 증언들을 확보하고 중국, 러시아에까지 가 자료를 구해 집필함으로써 인천 현대사의 공백을 복원케 한 열정의 소산인 것이다.
▶그 같은 열정은 곧 인간애, 향토애의 발현으로 생각된다. 저자 스스로 서문에서 "우리 현대사에서 죽산 만큼 억울하게 대접받은 인물은 없다"고 한 인식에서부터 출발해 인간 죽산을 바로 그려낸 평전으로써 신원(伸寃)해 드리려는 게 아니었을까 짐작하게 되는 것이다.
▶알다시피 죽산은 독립운동으로 오랜 세월 투옥 당했고, 광복 후엔 입법의원, 국회부의장을 지냈으며, 초대 농림부 장관으로서는 농지개혁을 입안해 '이 나라가 신속히 세계 최고 수준의 토지 균등성을 갖게 한 공로자'였다. 대통령 선거에서는 비록 차점이지만, 두 차례나 국민적 지지를 크게 얻은 바 있었다.
▶그런데 그 같은 사실은 간과되고, "젊은 날 조국 독립을 위한 최선의 방편으로 택했던 공산주의가 전향한 뒤에도 그를 따라 다녔고 이승만 정권의 북진통일 정책에 맞서 평화통일을 주장한 것이 빌미가 되어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죽었던 것"('저자의 말' 인용)이다.
▶책을 읽는 중에 인천 출신의 정치학자인 김학준 단국대 이사장이 "사회학자 짐멜이 말하기를 '시대를 앞서가는 자는 반드시 매를 맞는다'고 했는데 죽산 선생이야말로 시대를 앞서간 자가 받았던 억압의 상징일 것"'이라고 한 말이 뇌리에서 맴돌았다.
▶그 매를 아직 손에서 놓지 않고 있는 일각의 현실도 떠올랐다. 더불어 대법원 판결의 개인적 수용 여부를 떠나 일독을 권하고 싶었다. '사법 살인'조차 초연히 받아들였던 큰 정치가의 면모와 그 시대적 진실을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주필
2013년 03월 20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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