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새 수첩(手帖)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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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2.12.21)
조우성의 미추홀 - 새 수첩(手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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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바로 전날, '2013년도 수첩'을 받았다. 인천의 유일한 지상파 방송인 90.7MHz 경인방송에서 만든 것이다. 연말이면 이따금 받아보는 예의 포켓용 수첩이겠거니 싶었지만, 우정 보내준 성의를 외면할 수 없어 펼쳐보았다. 여러모로 일반 수첩과는 그 구성이 달랐다.
▶월일별 일정 메모 기재란, 각급 민생 관련 공공기관 전화번호, 전국 교통관광도, 지역별 지하철 약도 등 통상적인 필수 요소에 더해 이 수첩은 우리 고장 '인천'을 담고 있었다. 처음 보는 '지역화 수첩'이었다. 경인선 전철과 광역버스 시간표가 먼저 눈에 띄었다.
▶'경인방송이 추천하는 둘레길'에는 개항장 누리길, 강화나들길, 월미산 코스 등이 소개돼 있고, '인천시티 투어버스' 안내도 요긴하게 쓸 수 있게 했다. 방송국이 추천하는 '인천 맛집'은 군구별(郡區別)로 30여 군데 이상씩 알려줘 재미를 더했다. 아쉬운 점보다는 '수첩'을 통해 지역정서를 확인할 수 있어 유쾌했다.
▶우선 내년 1월 중의 일정 몇 개를 적어 보았다. 이미 한 '약속'이니 잊지 말고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에서였다. 그리고 뒤쪽의 '노트 란' 첫 페이지에는 박근혜 당선자가 인천 유세에 와서 한 대표적인 공약들을 적어 넣었다. 내년 내내 그 약속들이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잊지 않기 위해서였다.
▶선거만 끝나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 유권자나 후보자가 약속을 망각하는 일이 없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 같다는 걱정도 앞섰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선은 대단원의 막을 내렸지만, 미완의 숙제가 여실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불식되지 않은 영호남의 갈등, 세대 간의 불통, 진보와 보수 서로가 받은 상처 등을 봉합하려면 더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 같다는 우울한 그림자가 여백에 어른거렸다. 그런 가운데 자신과의 약속도 그 장(場)인 수첩에 또박또박 흰 공간에 적어 넣었다.
▶그렇게 2013년도를 맞는 마음의 준비를 나름대로 조촐하게 했다. 열흘 뒤면 또 '제야의 종소리'가 울리고, 이런저런 회한을 남겨 보내며 새로운 해를 맞게 된다. 새해에는 부디 모두가 '약속'을 서로 지키는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가적, 사회적, 개인적 약속이 모두 금석맹약으로 새겨지는 계사년이기를!
/주필
2012년 12월 21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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