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인천 오페라단(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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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2.11. 5)
조우성의 미추홀 - 인천 오페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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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오페라단의 제16회 정기 공연 '마술피리(魔笛)'을 지난주 관람했다. 관람 후의 감상을 한마디로 말하라면, '그동안 우리 지역사회는 꾸준히 발전해 왔다.'는 것이다. 더불어 1990년대 후반 남구 주안동 인천시민회관 무대에 올려 졌던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떠올렸다.
▶공연장이었던 시민회관은 당시 인천 최대의 시설이었지만, 세칭 다목적 홀이었다. 인천시향, 시립합창단, 시립무용단 공연, 3·1절 기념식 같은 공식행사, 각종 민간 공연이 같은 무대에서 치러졌다. 공연장의 기본조건인 음향, 조명, 무대 설비 등은 일반 영화관과 다를 것이 없는 수준이었다.
▶인천오페라단 창단 공연은 그 같은 환경 속에서 이루어졌었다. 막이 내려지면 서둘러 세트를 다시 꾸미느라 두드려대는 망치소리가 객석에까지 들렸으니 그 외의 사정은 말 안 해도 짐작이 가리라 본다. 10여 쪽짜리 팜프렛도 지금 보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지역 음악계에 오페라를 정착시키겠다는 성악인들의 열정은 대단했다고 기억한다. 그 중심에 선 분이 황건식 현 인천오페라단의 예술총감독이었다. 1998년 이후 황 감독은 매년 적지 않은 사재를 들여 오페라 공연을 해 와 성악계의 변치 않는 후원자로 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본인 스스로도 테너로 활동하는 한편 사단법인 인천음악문화원을 운영해 각종 공연을 지원해 왔다는 점은 고마운 일이다. 대부분의 부자들이 부의 대물림에만 급급할 때 정재(淨財)를 예술 진흥에 쾌척해 왔다는 것은 남다른 족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러한 열정과 헌신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공연이 이번의 '마술피리'가 아니었을까 싶었다. 독일인 지휘자 '볼프강 쿠르츠'의 섬세한 리드, '인씨엠 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들려준 극음악의 정수, '인천오페라합창단'의 청아한 코러스 등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파미나' 역의 소프라노 정성미, '밤의 여왕' 역의 소프라노 서활란, '파파게노' 역의 바리톤 김재일의 열연은 관객을 사로잡았다. 특히 서활란의 극중 카리스마는 강렬한 이미지를 남기고 있었다. 초창기, 오케스트라가 없어 녹음을 틀어놓고 공연했던 시절을 다시금 상기해 봤다. 정치만 빼놓고, 정녕 이 세상은 그 같은 열정과 헌신에 의해서 발전하고 있다.
/주필
2012년 11월 05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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