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김주엽(104회)[오늘의 창] / 프로야구 온라인 예매(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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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경인일보(25. 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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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yeongin.com/article/1743638
프로야구 온라인 예매
/김주엽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지난 주말 야구를 관람하기 위해 인천SSG랜더스필드를 찾았다. 이날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야구선수인 추신수의 은퇴식이 열리는 날이라 온라인 예매만으로 전석이 매진됐다.
사람이 많아 경기장에 일찍 도착했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갑자기 말을 걸었다. 그는 “혹시 여분의 티켓이 있으면 나에게 팔아 줄 수 있느냐”는 질문이었다. 추신수가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뛰던 시절 유니폼을 입고 있던 그는 “추신수 선수를 정말 좋아하는데 온라인 예매를 할 줄 몰라 티켓을 구하지 못했다”며 “은퇴식을 꼭 보고 싶어 경기장에 찾아왔지만 매진돼 현장 판매는 하지 않는 데다 암표를 파는 사람도 없다”고 울상을 지었다. 나도 티켓을 겨우 구한 탓에 할아버지에게 표를 드리지 못해 죄송스러운 마음이 컸다.
KBO리그가 큰 인기를 끌면서 대부분 구단은 온라인 예매 시스템을 도입했다. 일부 구단에선 멤버십 회원에게 선 예매 혜택을 주고 있고 온라인에서 팔리지 않은 잔여 좌석만 현장서 판매된다. 추신수 은퇴식 등 인기가 많은 경기는 온라인 예매도 순식간에 매진된다.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은 표 구하는 게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해 프로야구 정규시즌 입장권 온라인 구매자 연령대 가운데 60대 이상은 1.4%에 불과했다는 통계도 있다.
온라인 예매 시스템의 편리함도 있지만 오랜 기간 야구를 사랑해 온 어르신 팬들도 존중해야 한다. 이 때문에 롯데자이언츠는 매 경기 전체 좌석의 약 1%(220석)를 3루 매표소에서 만 65세 이상 신분증 제시 고객에게 판매하고 있으며 두산베어스도 최근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현장 판매 시스템을 도입했다. SSG랜더스필드는 관중이 많이 찾는 구장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 시즌이 시작한 이후 지난 17일까지 1만7천931명의 관객이 SSG랜더스필드를 찾았다. 프로야구 인기가 높아지는 만큼, SSG랜더스도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많은 세대를 포용하는 것이 프로 스포츠의 진정한 의미이기 때문이다.
/김주엽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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