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독서의 해 (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12.10.15)
조우성의 미추홀 - 독서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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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흔히 '독서의 계절'이라고 한다. '등화가친'이란 사자성어가 다시금 책상머리에 등장한다. 춥지도 덥지도 않아 책읽기에 알맞은 계절이란 뜻이 담겨 있겠지만, 평소 '책읽기'를 게을리 하는 사회적 관습도 올해를 '독서의 해'로 정한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책읽는 사회풍토를 조성하고, 국민의 독서력 향상과 독서에 대한 범국민적 관심 제고를 위해 독서, 출판, 도서관 등 관련 전문가들로 추진위원회까지 구성했다"지만, 구체적인 활동소식은 감감무소식이다. 인천과도 거리가 먼 이야기로 들린다.
▶전국서점연합회 통계를 보면, 인천의 신간 서점수는 전국 대도시 가운데 가장 적고, 고서점수도 부산이 60여 군데인데 반해 인천은 배다리의 일곱여덟 곳을 빼놓고는 전무한 실정이다. 도서관수 역시 최하위라니까 숫자늘리기에 바빠 급조한 '작은 도서관'만 양산하는 꼴이다.
▶일각에서는 최신 유행처럼 '도시인문학'을 운운 하지만, 인문학 관련서는 출판사에서 인천서점에 채 10권이 안되게 배포하고 있는 실정이다. 팔리지 않는 책을 수년씩 쌓아둘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자연과학 관련서의 판매고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매주 한번씩 날짜를 정해 소개하는 '독서란'도 서울과 지방이 두루 심각한 편식증에 빠져 있다. 어떤 성향의 신문, 방송을 읽고 보느냐에 따라 서로 전혀 다른 세계에 사는 우주인 같은 처지가 된다. 특정 비타민이 결핍돼 일으키는 '지적 각기병(知的 脚氣病)'을 요구하는 셈이다.
▶이같은 사정과 비교하면, 이웃나라 일본은 '독서중독증'에 걸린 나라다. 남녀노소가 책을 껴안고 산다. 전차, 기차안에서 읽는 게 알고 보니 대개 '만화'라는 비아냥도 있으나 안읽는 것보단 백번 낫아 보인다. 허접한 '만화'도 있지만, 고품질이 상당수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신문들의 공헌도도 눈에 띈다. 장사가 될리 없는데 거의 모든 신문이 1면 하단을 '책광고'로 장식한다. 그만큼 설득력 있는 독서캠페인이 또 어디 있을까 싶을 정도다. 매일매일이 '독서의 날'인 셈이다. 광고내용도 인문학, 자연과학, 문화예술, 기술서, 취미서 등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다. 1901년 이후 1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나라다운 독서 풍경들이다.
2012년 10월 15일 (월)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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