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중계석
SK '류현진 한'…김광현이 풀어줄까?
작성자 : 이동열
작성일 : 2006.12.28 12:42
조회수 : 2,833
본문
SK '류현진 한'…김광현이 풀어줄까? | |||||
[데일리안 2006-12-27 09:41] | |||||
류현진 포기한 SK '믿는 구석' 김광현 김성근 감독 무한신뢰...즉시전력감 [데일리안 이상학 객원기자]'류현진 못지않다!' 지난해 프로야구 신인 1차 지명 당시 SK는 인천고 포수 이재원을 뽑았다. 그 때 이재원과 함께 1차 지명 후보로 거론됐던 선수가 바로 올해 한화에서 투수 트리플 크라운에 MVP와 신인왕까지 동시 석권한 동산고 류현진이었다. 하지만 SK는 청소년대표팀 주전포수로 활약한 이재원을 '포스트 박경완'으로 점찍었다. 류현진도 탐났지만 고2 때 팔꿈치 수술을 했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던 것. SK로서는 괜한 모험을 할 필요가 없었다. '뛰어난 좌투수가 있다면 지옥에 가서라도 잡아오라'는 말도 있지만 SK는 위험부담 많은 류현진을 잡지 않았다. SK가 류현진을 외면할 수 있었던 데에는 바로 이 선수가 있었기 때문. 바로 내년 시즌 데뷔하는 안산공고 김광현(18)이 SK의 확실한 대안이었다. ▲ '초고교급 투수' 김광현
김광현이 본격적으로 주목 받은 것은 지난해 9월 인천에서 열린 아시아청소년 야구선수권대회에서였다. 김광현은 고교 2년생으로는 유일하게 청소년대표선수로 출전해 한국이 거둔 2승을 모두 챙기는 위력을 떨쳤다. 계약금 10억을 받고 KIA에 입단한 한기주 대신 사실상 대표팀 에이스 노릇을 해냈다. '떡잎'을 인정받은 김광현은 연고지 SK의 1차 지명을 받았고 계약금 5억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지난 9월 쿠바에서 열린 세계청소년 야구선수권대회에서도 김광현은 예선리그 최종전부터 결승전까지 4경기 연속 승리투수를 차지하는 등 한국의 6승 중 4승을 책임지며 대회 MVP까지 거머쥐었다. 고교 1년생 시절인 2004년 미추홀기에서 4경기 연속 완투승을 기록, 프로 스카우터들의 눈에 들기 시작한 김광현은 일찌감치 연고구단 SK의 '찜'을 받았다. 187cm의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타점 높은 투구는 웬만한 프로선수 못지않았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찍는 듯한 투구 스타일로 시속 140km대를 찍는데다 낙차 큰 커브까지 곁들이니 고교무대는 좁았다. SK가 류현진을 외면하고 또 구단 역대 신인 최다 계약금을 안기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 김성근 감독 '최고의 재목' SK 지휘봉을 잡게 된 김성근 감독은 '스포테인먼트'를 추장하며 국내로 복귀했다. 아무리 스포테인먼트라 할지라도 선수에 대한 칭찬을 김 감독에게는 기대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냉철한 스타일의 김 감독은 웬만하면 칭찬하지 않고 채찍질을 가한다. 베테랑, 대형신인 등도 예외 없다. LG 시절 이병규에게 데뷔 첫 2군행을 지시하고 고려대 시절 특급타자로 주목받으며 입단한 박용택에게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할 것을 결정한 것에서 김 감독의 냉철함을 엿볼 수 있다. 그런 김 감독이 김광현에게 공개적으로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김 감독은 김광현을 일컬어 "지도자 생활 중 최고의 재목"이라고 평가했다. "류현진 못지않은 선수이며 분명 류현진급으로 성장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처럼 김광현이 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건 탁월한 기량과 신인 같지 않은 투철한 마인드에서 비롯된다. 초고교급이라는 평가대로 기량에는 더 이상 의심할 것이 없다. 경기운영능력이나 배짱에서도 김 감독은 후한 점수를 줬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훈련에 임하는 태도. 스스로 훈련 스케쥴을 짜고 실행할 정도. 내년 1월 전지훈련에 앞서 벌써부터 따로 몸을 만들고 있는 것. 김 감독이 칭찬을 안 할 수 없는 이유다. ▲ 류현진 돌풍의 부담
류현진이 이렇게 프로야구판을 호령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SK는 김광현의 가능성을 믿고 있다. 류현진 못지않다는 게 SK 구단의 내부평가다. 과연 김광현이 데뷔 첫해부터 '류현진급 활약'을 펼칠 수 있을까. 사실 올 시즌 류현진은 프로야구 25년사 통틀어 신인으로서 가장 강력한 위용을 뿜어냈다. 당분간 류현진급 활약의 신인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만큼 류현진의 활약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김광현도 재능이 뛰어나지만 데뷔 첫해부터 류현진급 활약을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 SK는 김광현에게 선발투수 보직을 보장하고 있다. 신인으로서 한 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성공적이다. 그러나 '류현진 돌풍'은 야구팬들의 신인을 바라보는 눈높이를 한없이 올려놓았다. 김광현에게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하지만 김광현은 신인으로서 제 몫을 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좌우 코너웍을 찌를 정도로 제구력이 뛰어나고 낙차 큰 커브라는 결정구도 지녔다. 또한 평소 존경하는 '야생마' 이상훈처럼 배짱도 두둑하고 성실함에 있어서도 둘째가라면 서럽다. 게다가 '타고투저 개선책'으로 마운드 높이가 내려갔지만 타점 높은 투구를 구사하는 김광현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이만하면 즉시전력 감으로 합격이다. 다만 마른 체격으로 공에 체중이 실리지 않는다는 점, 프로선수들을 상대하는 요령을 길러야 한다는 점 등이 보완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무엇보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프로에서 한 시즌을 소화할 수 있는 몸부터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데일리안 스포츠/ 이상학 객원기자 |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