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중계석
야구장?! 문학구장 정도는 돼야지!!
작성자 : 이성현
작성일 : 2006.09.05 08:03
조회수 : 2,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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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 문학구장 정도는 돼야지!! | |||||||||||||||||||||
[데일리안 2006-09-04 20:21] | |||||||||||||||||||||
[야구장 탐방기(6)]문학구장 [데일리안 서민석 객원기자]
"얼굴도 못생긴 것들이 잘난 척 하기는! 적어도 나 정도는 돼야지!” 많이 듣던 유행어다. 이 개그맨의 외모를 떠올리면 단순히 겉모습의 아름다움만을 추구하고 칭송하는 현 세태를 꼬집는 역설의 묘미가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외형의 아름다움은 물론 속까지 옹골진 것이 있다. 바로 2001년 건립된 인천 문학구장. 한국 야구장 가운데 겉과 속이 완벽한 곳이 또 있을까? 외형의 구조는 물론이고 경기장 내부까지 팬들의 마음을 읽고 만든 문학구장을 찾아가 봤다. 대구-대전-광주구장 등 30년을 훌쩍 넘긴 구장들이 관람의 불편을 넘어 급기야 야구팬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축된 문학구장은 그야말로 '야구를 보기 가장 좋은' 시설을 갖추고 인천 야구팬들을 맞이하고 있다.
특색 있는 구장 시설 일단 문학 경기장은 접근성도 자랑거리다. 인천 지하철 문학경기장역에서 도보로 5분, 인천종합터미널에서도 도보로 10분 정도 거리에 있기 때문에 문학구장을 찾는 것에 불편이 없다. 한 마디로 인천에 사는 사람이나 타 지역 사람이나 ‘야구에 대한 열정’만 있다면, 얼마든지 쉽게 발이 닿을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다. 이렇듯 야구에 대한 열정을 안고 경기장을 찾게 되면, 문학구장만의 특색이 녹아있는 여러 시설에 시선이 끌린다. 우선 경기장 주변의 공원이 눈에 띈다. 울창한 숲과 벤치 등으로 이루어진 공원은 꼭 야구 경기를 보러 오는 팬이 아니라도 가족단위의 소풍 혹은 운동을 하기에도 좋은 코스로도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주변 시설을 지나 경기장에 들어서면 탁 트인 잔디와 드넓은 관중석이 눈에 들어온다. 다른 구장과 차별화 된 곳이 여러 가지 있지만, 문학에서 돋보이는 것은 외야 쪽이다. 외야에 마치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의 홈구장인 카푸만 스타디움 혹은 LA 에인절스의 홈구장인 에인졀스타디움처럼 분수나 폭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중견수 뒤쪽 펜스에 잔디를 설치해 선진문물을 벤치마킹하려 했던 노력이 역력하다. 관중석의 역시 완만한 경사를 유지하며 앞사람의 머리에 가려 경기가 안 보인다거나 계단으로의 이동이 불편한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이동할 때 사람들끼리 부딪히는 경우가 다른 구장에 비해 적다. 선수들 입장에서도 질 좋은 천연 잔디 위에서 경기한다는 것 외에 좋은 점이 있다. 바로 투수들의 경우는 대부분의 MLB 구장과 마찬가지로 불펜이 외야에 따로 있다는 점. 그렇기 때문에 투수들의 경우는 경기 중 타구가 자신 쪽으로 날아올지도 모른다는 불안으로부터 자유롭다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문학구장은 그야말로 팬들에게나 선수들에게 '야구하고 보기 좋은' 구장이다.
팬들을 위한 여러 가지 볼거리 다른 구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볼거리 또한 풍성하다. 가장 독특한 것은 '배달 서비스'. 보통 매점에서 물품을 받은 상인들이 바구니에 과자와 음료를 넣고 다니는 경우는 많다. 하지만 문학구장의 경우는 전화 한 통이면 직접 관중이 있는 곳까지 신속-정확하게 배달을 해주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 서비스 역시 문학구장 내에 입점한 한 치킨업체에서 하는 것이지만, 다른 구장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경기장 밖의 가게에서 배달하는 경우는 있다)서비스다. 이에 '사랑의 시구'라는 제도를 두어 일정액의 불우이웃돕기 기금을 적립하면, 경기 전 ‘꿈에 그린’ 문학구장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물론이고, 평소 좋아하던 선수들을 직접 자신의 눈높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또한, 어린이를 위한 배려가 많이 눈에 띈다. 혹시라도 경기 중 미아가 발생하게 되면, 단순히 방송을 통해 부모를 찾는 것을 넘어 경기장 내의 대형스크린을 통해 아이의 얼굴을 잡아 한결 찾지 쉽도록 배려함은 물론 평소에도 공수교대 틈을 이용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도 자주 펼친다. 그야말로 가족을 위한 서비스가 가득하다.
게다가 1회말 SK 공격에서는 어린이가 장내 아나운서 마이크를 잡고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들을 우렁찬 목소리로 호명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다른 구장보다에 비해 확연히 다른 그래픽화면이나 상황에 맞는 선수들의 데이터를 전광판으로 제시, 보다 더 ‘데이터 스포츠’ 야구에 충실하며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그래도 최고의 볼거리는 문학구장의 '연안부두 아저씨'. SK경기가 있는 날이면 홈-원정을 가리지 않고 SK 로고가 새겨진 화려한 망투를 걸치고, SK 응원을 지휘하는 연안부두 아저씨는 이제 SK 열성팬을 넘어 문학구장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그야말로 풍성한 이벤트나 세심한 서비스가 곳곳에 묻어 있는 문학구장이다.
아쉬운 SK의 성적 이렇듯 빼어난 시설을 갖춘 문학구장이지만, 올 시즌 SK의 성적이 고작 5위(53승55패1무)에 그쳐 팬들에게 아쉬움을 주고 있다. 그래서일까? 지난 시즌보다 경기장을 팬들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 260만의 인구로 구성된 인천이지만, 전라도-경상도-충청도 등 각지에서 올라온 인구가 많다. 따라서 홈팀보다 원정 팬들이 많은 경우가 잦다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물론 관중유치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성적 상승'이다. 그렇게만 되면, 좋은 시설을 갖춘 문학구장에 팬들이 찾을 명분에 더욱 힘이 실린다. 아무리 휘황찬란한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해도 패하는 경기가 많다는 것을 상쇄하긴 어렵다. 한국 야구장의 지향점이 되어야 할 문학구장. 이 경기장에 하루 빨리 지금보다 더 많은 관중이 모여 야구의 진수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그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
<데일리안 스포츠 편집 김태훈기자>/ 서민석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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