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발 468m인 마리산은 연간 30만명 이상의 등산인이 즐겨찾는 명산중의 하나다.
마리산(摩尼山)은 해발 468m로 정상에 단군성조(檀君聖祖)께서 하늘에 제천의식을 봉행하던 참성단(塹城壇)이 있는 명산이다. 매년 전국체전 때면 성화를 채화·봉송하며 연간 30만명 이상이 마리산을 찾고 있다. 등산로를 따라 918개 돌계단을 올라가다 보면 서해 풍경이 한눈에 들어와 가슴이 탁 트인다. 섬과 바다, 들판이 어우러진 풍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황홀감마저 갖게 한다.
마리산은 1997년 3월 국민관광지로 지정되면서 야영장 1천623평, 매점 3개, 취사장, 담수보 4곳, 활터(369평) 등을 갖췄다. 또 조경공사와 함께 최근에는 산 입구에 야외공연장 등을 설치해 지역주민들은 물론 수도권 지역의 등산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마리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기(氣)를 받는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이들은 많지 않다.
강화도 마리산은 전국 제1의 생기처로 꼽힌다. 풍수가들은 “기를 쐬면 질병이 낫고 시름도 없어진다”고 말한다.
'그 곳은 태풍이 불어도 바람 한점 불지 않고 홍수도 비껴나간다. 아픈 사람은 병을 고치고 한(恨) 많은 사람은 마음이 평온해지면서 시름을 잊는다는 곳'.
중국 당시(唐詩)에도 '비가 오지 않아도 이끼가 미끌거리고… 바람이 없어도 소나무가 절로 울며… 마음이 평화로워 세상 번뇌를 잊는다…'라는 내용이 있다. 중국의 무릉도원(武陵桃源)이나 서구의 유토피아(Utopia)쯤에 해당할 이런 지상낙원이 국내에 10여 곳 있는데 그 중 제일 기가 세다고 알려진 곳이 마리산이다.
풍수 전문가들은 한국의 대표적 생기처 중의 으뜸으로 단연 민족성지인 강화도 마리산을 꼽는다. 실제로 지기(地氣) 탐지기를 이용해 기 세기를 측정한 결과 전국 각지의 명당으로 꼽히는 곳들이 20~30회 정도 회전한데 비해 마리산에선 무려 65회나 회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리산 정상 동쪽 기슭에서 조금 내려가면 높이 4~5m 폭 1m30 규모의 바위에 1717년 5월 강화유수 최석항이 참성단을 수축한 사실을 기록한 비(碑)가 서 있고 옆에는 한글로 풀이한 안내판이 있다.
매표소에서 정상까지 4.8㎞ 구간에는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는 기도원 앞에 마리산 정기를 흠뻑 담은 시원한 우물이 있어 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의 목을 축여 준다.
마리산은 여느 평범한 산과는 달리 등산도 즐기고 역사도 배우며 건강을 다질 수 있는 '일석 3조'의 완벽한 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1등산로에는 쉬어갈 수 있는 의자들을 설치해 잠시 머물러 땀을 식히기에 좋다. 등산로 주변엔 '마리산나무심고가꾸기' 회원들이 해마다 심어 온 박달나무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예전에는 마리산 정상과 남쪽 기슭에 샘물이 있었으나 지금은 없어졌다. 이에 따라 강화군은 등산객들의 갈증을 풀어주기 위해 백방으로 물줄기 찾기에 나서고 있어 조만간 좋은 소식이 기대된다.
땀을 흘리고 정상에 오르면 시원한 바람과 함께 동남쪽으로 탁 트인 바다너머로 인천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북서쪽으로는 섬들과 드넓은 들판이 한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산을 오르며 흘린 땀도 서서히 식으면서 마음이 상쾌해 진다.
마리산 산행에서 재미있는 코스로는 마리산 정상에서 동쪽으로 뻗은 산등성이를 타고 바위와 바위를 넘나들며 함허동천까지 내려가는 길이 잘 알려져 있다. 이 산행은 등산객들에게 이미 '스릴만점'의 코스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매주 가족들과 마리산을 찾은지 3년이 넘었다는 김모(52·부평구)씨는 “마리산에 오르면 스트레스에 찌든 몸과 마음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고, 좋은 기운을 듬뿍 받아 한주일을 건강하게 지낸다”고 말했다.
마리산을 오르는 길은 3갈래로 나뉜다. 제1등산로는 매표소를 지나 기도원에서 계단을 통해 오르거나 기도원 뒷길로 가는 길로, 가볍게 등산을 하며 풍경을 즐기고자 하는 이들에게 알맞은 곳이다. 왕복 4.8㎞로 1시간40분 가량 걸린다.
제2등산로는 마리산 정상까지 올라 함허동천이나 정수사 쪽으로 등반을 하는 코스. 편도 5.1㎞에 1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함허동천 야영장에 도착하면 족구, 장기자랑, 야영 등을 즐길 수 있어 단체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제3등산로는 마리산 정상에서 서쪽 등선을 따라 내려간다. 편도 8.5㎞로 4시간 가량 걸린다. 서해낙조 등 강화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선수포구에 도착하면 강화해산물을 계절별로 맛볼 수 있어 가족·친구들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 마리산 참성단은 마리산 정상에 자리잡고 있는 참성단(塹城壇)은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곳. 단군(檀君) 기원 51년(BC 2282)에 단군 왕검께서 민족 만대의 영화와 발전을 위해 춘추로 하늘에 제사를 올리려고 쌓은 제단으로 알려져 있다.
제단의 기초는 하늘을 상징해 둥굴게 쌓고, 단은 땅을 상징해 네모로 쌓았으며, 백두산(白頭山) 천지(天池)와 제주도 한라산 백록담 중간에 위치해 한반도(韓半島)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동사(東史)에는 단의 높이가 17척(尺), 아래는 원(圓), 위는 방(方)이며, 상단이 사방 6척6촌(寸), 아래가 사방 15척이라 적고 있다. 참성단은 6·25 전쟁때 제단 한쪽이 상처를 입기도 했으나 강화군과 화도면민들이 힘을 모아 지금의 모습으로 보수했다. 제천단은 현재 사적(史蹟) 제 136호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제단에 관한 이야기도 다양하다. 고구려 유리왕 19년 사슴과 돼지를 제물로 바쳐 하늘에 제사를 지냈고, 백제의 비류왕 10년 왕이 몸소 현지에 나가 제사를 올렸으며, 신라 때에는 왕실에서 흰밥과 떡 과실을 차려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근세에 이르러선 융희(隆熙) 황제 때까지 춘추로 제사를 모셔 왔다.
마리산은 옛날엔 고가도(古加島)로 불렸다고 한다. 해중에 높이 솟아 있었는데, 이 곳에 군대를 주둔시켜 제천단을 경비하는 한편 서해에 침범하는 해적(海賊)을 감시하게 했다.
또 이 곳 서쪽 아래에 천제암이란 암자가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흔적조차 없다. 한일합방(韓日合邦) 직후 참성단에서 역대로 사용하던 제기(祭器)들을 일본인들이 탈취할까 두려워 마리산 중턱에 묻었다는 이야기도 전하지만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참성단은 88세계장애자올림픽 때 성화를 채화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해방 후엔 매년 전국체전 개최시 이 곳서 성화를 채화해 봉송하고 있다. 성화는 7선녀의 성무가 펼쳐지는 가운데 강화군수가 제주로 하늘에 제를 올린 후 태양열을 통해 채화하지만 날이 흐리거나 비가 내리는 날에는 조상들이 사용하던 방식인 부싯돌로 점화해 개최지까지 봉송한다.
참성단은 강도팔경(江都八景)의 하나로 웅장하고 준엄하며, 춘하추동 변화무쌍한 것으로 이름나 있다.
/ 김종호·kjh@kyeongi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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