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물에서만 사는 ‘지표종’ 어류인 은어, 빙어가 한강에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환경부 지정 법정보호 조류인 황조롱이,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맹꽁이와 금개구리, 서울시 보호곤충인 풀무치 등도 한강에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한강 본류(팔당댐 하류∼신곡수중보)와 주요 지천(탄천, 안양천, 중랑천, 홍제천, 불광천), 그리고 청계천과 서울숲을 대상으로 생태계 조사를 실시해 17일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주관하고 서울대 등 12개 기관 15개 연구팀이 참가한 한강 생태계 조사 결과 모두 1601종의 동식물이 한강에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02년 조사(1450종) 때보다 151종이 늘어난 것이다.
종류별로는 물억새, 갈대 등 식물 902종, 누치 강준치 등 어류 71종, 황조롱이 큰고니 등 조류 98종, 참개구리 등 양서·파충류 19종, 왕잠자리 꼬마남생이무당벌레 등 곤충류 498종, 고라니 족제비 등 포유류 13종 등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1987년 처음 한강 생태계 조사를 한 이후 생물종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한강의 생태환경이 꾸준히 복원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1950년대 한강에 살다가 수질오염으로 사라졌던 은어와 빙어가 이번 조사에서 다시 확인된 데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이 밖에 서울시 보호종인 강주걱양태, 됭경모치, 황복, 꺽정이 등 4종의 어류도 발견됐다.
각시붕어, 가시납지리 등 한국에만 서식하는 고유종 10종도 한강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급수에만 사는 버들치는 본류에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청계천, 중랑천 등 지류에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측은 “현재 한강에 서식하는 어류의 종수는 물이 깨끗했던 1950년대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1990년 조사 때 발견된 한강 어류는 21종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비단잉어, 이스라엘잉어, 중국산 붕어 등 외래종도 처음 발견됐다.
생태계 파괴의 ‘주범’으로 꼽혔던 외래종 황소개구리는 이번 조사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 대신 역시 외래종으로 생태계를 위협하는 붉은귀거북이 한강 전역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종 양서·파충류로는 맹꽁이, 금개구리, 물두꺼비, 누룩뱀, 살무사 등이 발견됐다.
또 조사 결과 중랑천이 겨울철 서울시 전체 조류 개체수의 14.3%가 서식하는 주요 월동 조류 서식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랑천 하류가 청계천, 서울숲과 연결돼 있고 모래톱이 있어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한강의 식물은 서울숲 조성과 청계천 복원의 영향으로 2002년 706종에서 올해 902종으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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