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미군부대 반환 공여지 중 일부 부지에 대한 매각이 추진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인 매각이 성사되면 전체 부지 공원 조성은 물론 시가 계획한 미군부대 부지 활용계획(안)은 사실상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국방부는 평택 미군기지 이전 비용 마련을 위해 부평미군부대 반환 공여지 중 일부를 매각하기 위한 공고를 지난 13일 자산관리공사를 통해 발표했다고 19일 밝혔다.
국방부가 매각에 나선 부지는 지난 1994년까지 68경자동차부대가 주둔하던 산곡동 306의1·4번지 일대의 전체 12만7천880㎡ 부지 중 제1종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된 7천293㎡다.
이 곳은 부평구가 지난 2001년 국방부의 무상 사용 승인을 받아 지난달까지 부영공원으로 사용했다. 국방부는 306의1번지의 경우 1㎡당 95만3천원씩 23억1천293만원에, 306-4번지는 1㎡당 86만6천원씩 42억1천395만원 등 총 65억2천680만원에 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국방부는 매각 공고 부지는 미군 철수와 상관없이 언제나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만큼 평택 미군기지 이전 비용 마련을 위해 매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매각 비용만 맞는다면 누구든 이 부지를 살 수 있다는게 국방부 설명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반환공여지역 중 부영공원 부지는 국방부가 소유했을 뿐 아니라 미군이 주둔하지 않고 있어 언제든 매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시는 '활용계획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매각대금 마련은 물론 활용계획을 세우는 것 조차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방부 매각이 성사되면 공원 조성 등의 활용계획은 휴지 조각이 될 수 있다.
시는 아직 반환 부지 전체가 오는 2009년 7월까지 개발제한행위허가 구역으로 지정돼 모든 개발 행위가 금지된 만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매각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 땅은 서부 수도권 도심지역에 활용가치가 높은 얼마 남지 않은 금싸라기 땅으로 관심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시는 국방부의 일방적인 매각을 막기 위해 지난달 자산관리공사에 매각 전 합의를 요청한 공문을 보냈지만, 매각 사실을 확인한 것은 공고가 발표된지 닷새가 지난 18일이었다. 부평구도 매각 추진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일반인들의 매각 문의전화를 받고서야 뒤늦게 눈치를 챘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용 계획을 빨리 세우지 않는다면 이곳에 다른 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며 "국방부가 계속 입찰 단가를 내려 공고를 낸다면 이곳을 사려는 사람이 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유리기자 blog.itimes.co.kr/rainworm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