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가 진행되고 경제발전이 가속화되면서 물질 매우 풍요롭게 됐다. 또 풍요로운 물질은 남용과 오용으로 도시를 혼란스럽게 하고 생태계에 안정성을 흩트리고 있다.
필자가 사는 지역은 빌라가 밀집한 지역이다. 주변에 차도 많고 사람도 많다. 물론 쓰레기도 많다. 시에서는 재활용품 수거를 위해 재활용수거 박스를 각 건물에 배치했고 오전마다 재활용품 수거를 위해 환경미화원 분들이 고생하신다. 최근 몇년 전부터 필자는 재활용품 수거 박스를 기웃기웃하는 습관이 생겼다.
새 물건을 구입하고 쓰던 물건을 고맙게도(?) 재활용품 수거 박스에 그냥 버리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혹시 하고 가져와서 사용하면 모두 정상 작동하는 물건이다. 2년 전에 주워온 필터만 교환했던 진공청소기는 지금도 아주 잘 사용하고 있다. 1년 전에 주워온 텔레비전은 색상이 약간 혼미해서 그렇지 아주 잘 사용하고 있다. 스테레오에 칼라까지 비교적 선명한 24인치 TV다. 충분히 사용되는 물건을 싫증나고 약간 불편하다는 이유로 사람들은 그냥 버리고 있는 것이다.
물질은 만들어지고 자연으로 돌아가고 다시 만들어지고 자연으로 돌아가고 이러한 사이클이 반복돼야 한다. 이것이 물질순환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물질순환 사이클을 너무 빨리 돌리고 있다. 물질순환 사이클이 빨리 돌면 자연으로 돌려보내거나 재활용하는 것도 빨라져야 한다. 하지만 물질을 재활용하거나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시간은 물질생산 속도 보다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물질순환 균형의 깨짐은 바로 환경파괴로 이어진다. 물질이 없으니 지구자원을 활용해야 하고 더 많은 자원을 취하려면 환경은 멍이 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질을 자연으로 돌려보내거나 그 속도를 줄이고 재활용을 유도하는 일은 얼마든지 우리들 노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러한 일이 가능하려면 3박자가 절묘하게 맞아야 한다. 정부시책, 시민의식, 지자체의 의지가 그것이다.
아무리 좋은 정부시책을 만들어도 시민의식과 지자체의 의지가 없다면 불가능하다. 특히 물질 재활용은 더욱 그렇다. 현재는 물질 재활용 비용보다 생산비용이 더욱 저렴하게 든다. 이렇다 보니 재활용하기보다는 일단 매립 또는 폐기하고 재생산하는 쪽으로 모든 노력을 쓰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생산비용은 단기적 관점의 비용지출이지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재활용비용이 훨씬 저렴할 수밖에 없다.
환경비용은 돈으로 환산 할 수 없는 가치다. 단기적 생산비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공장을 만들고 자원을 취하고 새로운 생산물만을 만들어 낸다면 벌어들인 재화를 모두 쏟아 부어도 환경은 본래 데로 결코 돌아오지 않는다. 사라진 생물들도 절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생태계로부터 고립된 인류는 자연을 지배했다는 자만으로 가득 차겠지만 이는 자연에게서 스스로 외면을 자초하는 것이다. 자연의 외면은 곧 인류 멸종임을 명심해야 한다. 좀더 물질적 여유가 있을 때 환경을 더 지키고 더 아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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