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지구 하천의 모습. 경제특구지역으로 지정돼 개발예정인 이 곳의 하천을 야생 동식물들이 서식하고 이동할 수 있는 자연적 생태통로지역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영권기자 (블로그)pyk

　경제자유구역인 청라매립지내에서 희귀동물 서식이 확인됐지만 개발 주체인 한국토지공사는 여전히 녹지율만을 강조하며 대체 서식지 마련을 기피하고 있다.
　대체 서식지를 마련할 경우 팔아먹을 땅이 그 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에 인천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큰고니, 흑두루미, 큰기러기 등 희귀 철새와 고라니, 매, 말똥구리 등 야생 동물의 천국이 개발에 밀려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그러나 대체 서식지 마련과 하천을 이용한 생태 통로 조성 등을 통해 어쩔 수 없는 개발로 인한 생태계 파괴 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청라매립지 개발 주체인 한국토지공사는 지난 2004년 환경영향평가서 관계 기관 협의 당시 환경부, 인천시, 서구가 요구한 환경 협의 내용을 무시하고 있다.
　환경부와 인천시는 청라지구내 공원, 녹지 면적을 총 면적 514만평 중 30%이상을 요구했다.
　특히 이들 기관은 희귀 철새와 보호 가치가 높은 야생 동물을 위한 생태 통로와 대체 서식지 마련을 강력히 요구했다.
　하지만 토공은 사업 시행후 청라매립지내 철새는 완전히 사라지고 인근 대벽평야, 수도권매립지, 영종도 일원 갯벌로 이동하기 때문에 대체 서식지는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영종도 북항준설토매립장과 농업기반공사가 조성할 화훼단지가 철새의 대체 서식지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대체 서식지 조성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청라지구 토지이용계획안에 따르면 공원 면적은 50만5천235평(9.3%)이며 녹지 면적은 64만6천652평(12%)이다. 심곡천과 공촌천 등 수로, 유수지 면적을 29만8천631평(5.5%)을 모두 합쳐도 30%을 넘지 않는다.
　게다가 사업지구내 녹지 공간이 모두 도로로 인해 단절돼 있어 이곳에 서식하고 있는 야생 동물들과 철새들은 사업이 시작되면 모두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인천지역 환경단체들은 사업 지구내 심곡천과 공촌천 수변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 단절이 되지 않는 생태 통로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부와 인천시도 심곡천과 공촌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정비하고 하천 주변을 30m이상 녹지대로 조성해 야생 동물의 생태 통로를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그런데도 토공은 도로변, 하천변 주변 완충녹지대를 20m정도로 계획하고 있다. 또 길이 2천600m, 폭 50m의 심곡천은 체육시설과 요트 정박장 등을 갖춘 하천형 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는 인위적 하천 정비 계획으로 자칫 희귀 하천 생물에 대한 위험적 요소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녹색연합이 지난해 6월 3차례에 걸쳐 심곡천 생물 조사에 나선 결과, 멸종위기 보호종 물장군과 인천시 관리대상 희귀종 큰주홍부전나비이 확인됐다.
　이 하천 생물 역시 큰고니, 흑두루미, 고라니 등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11월 발표된 ‘청라지구 환경영향평가서’에서 누락됐다.
　이에 녹지율과 별개로 생태 통로 조성을 통한 희귀 생물 보호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현재 토지이용계획상 체육시설부지로 골프장 건설 예정 부지인 90만평 규모의 습지 지역을 철새 대체 서식지로 만들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노형래·이형택기자 itimes.co.kr/ true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