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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드래프트 ‘전국 최다 6명 지명’ 인천고 야구부(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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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경인일보(25.10.17)
[이슈&스토리] KBO 드래프트 ‘전국 최다 6명 지명’ 인천고 야구부
/김주엽 기자
원문
https://www.kyeongin.com/article/1753530
‘인고’가 빚은 프로 무대 꿈… ‘기본기 탄탄’ 내일을 쏘다
참가자 1261명 중 8.7% 110명 낙점
김지석·이태양·박준성·이서준·정현우·
한준희 등 6명 배출 휘문고와 어깨 나란히
주말리그 좋은 성적… 올 청룡기 8강 최고
계기범 감독 “인성·태도 인상깊게 본듯”
작년 신인상 김택연·이호성 선배 롤모델
“한걸음씩 가다보면 목표 도달” 당부
지난달 열린 ‘2026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 구단에 지명을 받은 인천고등학교 야구부 박준성(사진 왼쪽부터), 이서준, 김지석, 계기범 감독, 한준희, 이태양.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국내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고등학교 선수가 구단의 지명을 받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에 비유될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 지난달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6 KBO 신인 드래프트’에선 참가자 1천261명 중 지명을 받은 선수는 8.7%인 110명에 불과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인천고등학교는 무려 6명의 프로 선수를 배출해 서울 휘문고와 함께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선수들을 프로 구단에 보낸 학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인천고 내야수 김지석과 투수 이태양(이상 키움 히어로즈), 투수 박준성(LG 트윈스), 이서준(삼성 라이온즈), 정현우(KT 위즈), 내야수 한준희(기아 타이거즈) 등이 프로 구단의 낙점을 받았다.
총 6명의 학생이 지명받으면서 서울 휘문고등학교와 함께 올해 드래프트에서 가장 많은 학생이 프로 구단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역대 기록을 살펴봐도 단일 드래프트에서 6명 이상의 학생을 배출한 곳은 12개 학교밖에 없다.
6명의 제자를 한 번에 프로로 진출시킨 인천고 야구부 계기범 감독은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선수가 프로 구단에 지명받을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며 “우리 아이들을 좋게 평가해 준 프로 구단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KBO 리그는 아마추어 선수들에게는 ‘꿈의 무대’다. 많은 학생 야구 선수들은 10%도 안 되는 확률을 뚫고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기 위해 매일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이 때문에 지명되는 순간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감정을 느낀다고 한다. 삼성 라이온즈의 지명을 받은 이서준 선수는 “드래프트가 열린 행사장에서 내가 호명되는 순간 다음부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멍했다”며 “지명 당일에는 축하 연락도 많이 받았고, 종일 웃고만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LG 트윈스 입단을 확정한 박준성 선수는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너무 떨었는데, 내 이름을 듣는 순간 모든 긴장이 한 번에 풀렸다”며 “야구를 시작한 이후 항상 꿈꿔오던 순간이 현실로 다가와서 정말 좋았다”고 했다.
“많은 동기가 함께 프로로 갈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한 인천고 선수들은 올해 동계훈련 때부터 이 같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한다. 키움 히어로즈의 선택을 받은 이태양 선수는 “동계훈련에 참가해 다른 학교들과 진행한 연습 경기에서 많이 이겼고, 정말 즐겁게 야구를 했다”며 “‘우리들은 강하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많은 친구와 프로에 입단하는 일이 현실이 돼 기쁘다”고 했다.
지난달 열린 ‘2026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구단에 지명을 받은 인천고등학교 야구부 (왼쪽부터) 박준성, 이서준, 김지석, 계기범 감독, 한준희, 이태양. 2025.10.16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인천고는 올해 고교야구 주말리그에선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전국 단위 대회에선 청룡기에서 8강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잇따라 우승을 차지한 다른 학교들보다는 눈에 띄는 성적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많은 선수가 지명받을 수 있었다. 계기범 감독은 “기본기를 갖춘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고교 야구 과정에서 탄탄한 기본기를 익혀야 프로에서도 고생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그 부분을 철저히 가르쳤고, 아이들이 잘하는 것을 더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도했다”며 “아이들에게 인성을 갖춘 단합된 모습과 열심히 훈련하는 태도를 항상 가져야 한다고 가르쳤는데, 이 모습을 프로 구단 관계자들이 인상 깊게 봤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선수들도 계기범 감독의 가르침을 항상 잊지 않고 훈련이나 경기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한다. 기아 타이거즈 지명을 받은 한준희 선수는 “감독님은 항상 지금이 가장 발전할 수 있는 시기라고 강조하셨다”며 “감독님의 말씀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훈련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인천고등학교 야구부 학생들이 학교를 배경으로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인천고 야구부 제공 인천고등학교 야구부 학생들이 학교를 배경으로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인천고 야구부 제공
인천고는 최근 드래프트에서 좋은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신인상을 받았던 김택연(두산 베어스)과 삼성 라이온즈의 핵심 불펜 역할을 수행 중인 이호성 등 계기범 감독의 지도를 받고 프로에서 성적을 내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인천고 선배들은 내년부터 프로에서 본격적인 선수 생활을 시작할 후배들에게도 롤모델이 되고 있다. 이태양 선수는 “김택연 선배처럼 프로에서 멋진 공을 던지는 마무리 투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선수들은 올해 자신들이 지나온 길을 걸어야 할 후배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올해 인천고 야구부 주장을 맡았던 김지석(키움 히어로즈) 선수는 “한 걸음씩 쉬지 않고 가다 보면 원하는 목표에 충분히 도달할 수 있다”며 “후배들이 다치지 않고 한 시즌을 마무리 해 내년에 나와 같은 팀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후배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프로에서 이 같은 마음을 갖고 훈련에 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선수들이 이제 막 프로에 발을 내딛는 만큼,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계기범 감독은 말한다. 아이들이 받아든 지명 순위는 프로 구단에서 바라보는 기대치일 뿐 프로에서 성과를 내려면 지금보다 몇 배는 더 노력해야 한다고 계기범 감독은 강조했다.
인천고등학교 야구부 학생들이 2025년 고교야구 주말리그 서울, 인천권 우승을 기념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인천고 야구부 제공 인천고등학교 야구부 학생들이 2025년 고교야구 주말리그 서울, 인천권 우승을 기념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인천고 야구부 제공
인천고 출신 가운데 2020년 드래프트에서 가장 마지막에 이름이 불렸던 SSG 랜더스 소속 투수 박시후는 올해 1군에서 훌륭하게 자리를 잡았고, 같은 해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해 육성 선수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내야수 신민재는 올해 2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이 유력할 정도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계기범 감독은 “아이들에게 항상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강조한다”며 “프로에 입단한 순간 학생 시절에 해왔던 경쟁보다 몇 배 더 힘든 순간이 계속 찾아올 것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굳은 의지를 갖고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프로 지명을 받았다고 해서 안주할 시기가 아니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설정해야 할 시기”라며 “아이들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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