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고마라톤동호회
가을 저녁의 대공원 코스
작성자 : 이기영
작성일 : 2010.09.15 10:01
조회수 : 1,161
본문
방금전에 붉은 석양을 쳐다보다가 책상을 정리하고 컴퓨터를 off 시킨 후 초시계는 팔뚝에, 발에는
흰양말 신고, 팬티끈과 머리띠를 졸라묶고, 선그라스를 쓰고 밖으로 나왔는데 아차, 하늘이 벌써 어두워
졌다.
"오잉, 7시도 안됬는데.....벌써" 혼자 궁시렁하다가 간단한 스트레칭을 마치고 5년 넘게 사용하는 일상적
인 주로를 타며 달린다.
본격적인 인천대공원 외곽주로(인천대공원↔7851공수부대 정문 13km)에 오르니 삼삼오오 짝을 이뤄
달리는 女男들이 가을 저녁 시간을 달리기로 보내고 있다.
불과 며칠 전만 하더라도 한낮의 폭염 더위, 열대야의 밤, 태풍 콤파스 등은 여름 대명사들로 내 머
릿속에 스케치되어 눈앞에서 아른거려 정신차려보니 만의골 초입 언덕 정점에서 숨을 헐떡였다.
서울외곽 고속국도 아래는 유료 주차장으로 잘 다듬어 놓았으나 유료라서 주차된 차는 달랑 두대
밖에 없었다. "남동구청은 돈이 많구먼..."라고 생각도 해본다.
만의골 후문 주차 바리케이트를 치고 들어가 인천대공원 정문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야외음악
당에서 누군가가 홀로 노래 연습하는 가늘고 긴소리에 박자발 맞춰서 후문 언덕을 오르니, 주변이
어두운 밤인데도 동물원 입구가 말끔하게 다듬어 놓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여기저기서 동일한 유니폼을 입고 스트레칭하는 색색 무리들이 인근 우리에 갇혀 살고 있는 야생
동물들이 자기들 집에서 탈출하고픈 목마른 울음소리를 못들은 척 줄지어 출발을 한다.
미꾸라지를 삶아파는 연락골 추어마을에는 저녁먹으러 찾아든 자가용들이 주차해 있고 밤공기는 제
법 차가워져서 땀도 덜나지만 속도를 줄이면 엉덩이에 모여있던 땀들이 다리를 타고 한없이 흘러 내려서
간지럽다.
아~! 가을인가.
시원하다 못해 이제는 춥다.
컴컴한 밤하늘 노천 수돗가에서 알몸에 퍼풋는 수돗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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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남헌님의 댓글
저두 오랫만에 헬스클럽에서 6km 뛰었습니다. 강화말톤이 코앞인데!!!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