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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이혁재 동문과 존경하옵는 전 세계의 인고 선후배 동문님들께
작성자 : 백상진(74)
작성일 : 2005.09.27 09:12
조회수 : 13,354
본문
<74회 백상진동문이 미국암협회로부터 현대병 투병에 관한 효과적인 교육프로그램으로 상을 받는 모습... 백상진박사는 대부분의 현대병과 암은 근본원인이 근심, 걱정과 스트레스라고 강조 >
친애하는 이혁재 동문께;
이혁재 동문님,
선후배 동문님들께 진솔한 사과의 글 올리신것 참 잘 하셨어요. "城을 빼앗는 자보다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용서를 빌 줄 아는 사람이 더 용기 있는 사람"이니까요. 이번 경험이 이 동문님의 평생에 축복을 주는, 뼈아프지만 매우 값진 성숙의 교훈으로 작용 할거예요. 꼭 전화위복의 기회로 전환시켜 내는 슬기와 용기를 발휘하세요. 앞으로도 계속 이 문제에 대해서는 IQ가 150정도면 누구나 들여다 보이는 이중 변병은 전혀 늘어 놓지 마시고 신실히 죄송한 마음을 내 보이세요. 우리 동문들이 이만큼 여유 있는 것도 한동안 제고 형제들이 훌륭했던 적도 있었지만 우리 인고 110년의 유구한 역사에 견주면 잠시에 지나지 않으며 현재 다시 우리 인고가 전성기를 회복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곳 미국 Los Angeles에서는 인고 동문회가 인천 지역 출신 동문회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국의 모든 고교 동문회들이 부러워 하고 진심으로 따라 오고 싶어하는, 언론사가 공히 인정하는 가장 모범된 Top 동문회로서 동경을 받고 있습니다. 아직도 살아계신 구순 (90세)이 넘은 선배님과 20대의 후배가 동문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어우러지는 풍경은 50살지기 동문회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감 잡기도 어려운, 너무도 부러운, 시간의 연륜만이 가져다 줄수 있는 실로 존귀한 모습인 것입니다. 타 동문회들이 자체 친목을 동문회 모임의 목적으로 삼고 있을때, 자체 친목이 목적이 아니라 그 친목을 발판으로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동문회로 앞질러 나가므로 우리 인고 동문회가 신문 사회면 기자들의 관심을 받게 된 것도 살아 있는 인간 정신을 가진 선배님들과 연륜이 이룩해낸 가치 창출이었던 것입니다.
내 이웃이 나와 견줄만한 성공을 이룩한다는 것은 참 좋은 것입니다. 졸장부 자세로는 그와의 경쟁이 주는 스트레스의 부담이 싫겠지만, 장부의 자세로 보면 그는 내 발걸음의 폭을 더 넓고 멀리 뛰게 해 주는 원동력이요 나의 느슨한 허리띠를 항상 탄탄히 당겨 매게하는 고마운 친구인 것입니다. 인고 110년의 역사의 한 복판에 제물포고의 등장은 매우 고맙고 우리 인고인의 나태함을 지속적으로 막아주는 좋은 자극제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배다리의 전성기가 느슨해 질때 이의 극복을 꿈꾸며 허허 벌판 주안동으로 과감히 학교 터를 옮길 수 있었으며, 주안동 석바위 오늘의 모교에서 “예비고사 전국 최강”의 고교로 옛 전성기의 부활을 예고했으며 마침내 오늘날 야구와 학력에서 모름지기 인천 제일일뿐만 아니라 전국의 고교생들이 부러워 하는 21세기의 명문이 된 것입니다. 우리가 한세기를 뛰어 넘어 다시금 전국 명문고교가 된 이면에는 좋은 친구 제물포고의 자극이 한 몫을 한 것입니다.
우리가 조국을 떠나 이곳 미국에 와서 살아보면, 일본에 대해 동지감을 갖게 됩니다. 일제 36년 치하의 응어리가 부모로 부터 초등학교의 교과서로 전수되어 어린 가슴에 철천지 원수나라로 각인된 일본이 고마워집니다. 인구가 1억만명을 넘는 나라로서 미국의 GNP를 한때나마 앞 질렀던 나라는 전 세계에 일본 밖에 없습니다. 스스로 우월감을 가진 유럽의 백인 국가들이 아니고 아시아 국가가 미국을 이긴 것입니다. 그래서 경제 동물인 미국인의 가슴 속 깊은 곳엔 일본인에 대한 경외심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일본이 지진으로 물 속으로 쏙 들어가 지구상에서 사라진다고 해도, 그 일본이 세계에 기여했던 제품들을 차질없이 다 생산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나라는 아시아 국가들 중에 대한민국 밖에 없음 또한 미국인들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 언론은 내색하지 않지만 경제인들과 미국민의 저변에는 일본과 한국이라는 두 나라가 존재하는 아시아를 경홀히 여기지 못하는 것입니다. 서방 국가의 지원이 일체 중단되어도 일본과 한국이라는 나라가 중국을 세계 시장에서 어깨를 겨루는 경제 대국으로 발전 시켜 낼 기술력을 갖춘 나라로 인정합니다. 그래서 미국에 사는 일본인과 한국인은 미국 사회에서 서로 피차의 위상을 받쳐주고 있는 셈입니다.
동문회를 넘어 인천 광역시 향우회 일을 하다보니 제물포고인들이 사회 각 분야에서 잘 성공하고 있는 것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습니다. 인고 동문회와 제물포고 동문회가 피차 협력하여 우정 돈독하게 향우회 일을 해 나가니까 기타 인천 출신 동문회들이 서로 앞서서 동참하고 성심껏 뛰어주려 애씁니다. 인고와 제고의 어깨동무에 절로 신뢰가 가는 것이지요. 그래서 작은 울타리에서의 라이벌은 큰 울타리에서는 둘도 없는 동지가 되는 것입니다. K리그에서 적수였던 두 선수가 월드컵에서 둘도 없는 골 패스 메이커 동지가 되듯이, 한민족과 일본인이 미국에서 서로 고마워 하듯이, 해외에서 인고와 제물포고는 정말 멋진 동지요 친구입니다.
제가 “재미 인천 광역시 향우회” 회장으로 봉사하면서 인천 출신 각 동문회들의 모임에 초청인사로 다 참여해 보았습니다. 동산고와 인천 공고 동문회의 모임은 화기애애하고 연합이 잘 되고 있습니다만 우리 인고 동문회의 격조에 대해 매우 부러워 하는 소리를 듣습니다. 제물포고 동문회 모임에 가 보면 각자로는 꽤 전문직으로 성공한 동문들이 많은데 전체적으로 우리 동문회 보다 작품이 좋지 않음을 집행부가 스스로 제게 고백해 옵니다. 우리 인고 동문회 모임에는 전문직으로 성공하여 자기 주장이 확실한 동문들이 많음에도 동산고나 인천공고 동문회 같은 연합도 잘 도출 됩니다. 모든 동문회에 가르쳐 줄 만큼 격조있게 모임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두뇌 집단이면서도 훈훈한 가슴으로 선후배간의 우의를 다지는 인고인! 이 힘의 출처는 연륜입니다. 한때는 앞서기도 하고 한때는 좀 뒤지기도 하지만 전체가 함께 모이면 역시 110년이라는 세월이 우리를 항상 종합우승의 자리에 견고히 서게 하는 것입니다. 내일 (9/27) 저녁에 JJ Grand Hotel에서 열릴 “재미 인천 광역시 향우회 임원 및 이사진 전체회의”에서도 그 종합우승의 상황은 다시 연출 됩니다. 인고 출신인 제가 향우회장이기에 이사장은 타 동문회에서 택하려고 일부러 많이 애썼습니다. 각 동문회에 이사장이 될만한 인재들을 추천하도록 요청하여 서너분을 추천 받았습니다. 그 중에 사실 저는 제물포고 동문이면서 서울대와 하버드를 나와서 이 미국에서 꽤 성공하신 분을 이사장으로 모시려고 충분한 기회를 드렸었습니다. 그러나 그 분을 포함하여 다른 후보자들이 2만불 (한국돈으로 2천만원?) 이상 기탁해야할 이사장 기탁금 때문에 사양 했을때, 서울 대학교 행정 대학원 제1회 수석 졸업생으로 미국에서 사업에 성공하여 카터 대통령 시절 아시아를 대표하는 경제 자문위원이었으며 현재 2,000명이 넘는 생산 공장 직원을 가지고 있는 사업가가 이사장 기탁금 뿐만 아니라 앞으로 백회장과 인천 향우회가 필요로 하는 사업을 위해 얼마든지 후원하겠다며 흔쾌히 수락하시는 분이 있었으니 그분이 바로 우리 인고 동문이십니다. 그래서 이분을 내일 이사장으로 추대 결의 할 것입니다. 인고 20여년 후배인 제가 회장으로 있는 동안 재미 인천 광역시 향우회를 정상에 올려 놓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인고인이 종합우승을 차지할 수 밖에 없이 만드는 저력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혁재 동문님,
지금은 다소 개그맨으로 성공한 자신의 이미지 회복을 위해 “아차” 싶은 마음으로 서둘러 사죄의 글을 올린 감도 없지 않겠지만, 앞으로 10년내지 15년만 더 사시고 나면 자신이 인천에서 “인천 고등학교”를 다닌 것을 너무 너무 큰 축복으로 여겨지게 되는 삶의 현장들을 만나시게 될 것입니다. 동인천에서 가까운 학교에 안 붙고 먼 석바위 인고에 붙어서 울고 멀리 다니느라 고생한 고교시절이 너무 너무 감사하고 축복으로 느껴지는 날이 꼭 올 것입니다. 그때 진정 속에서 부터 우러나오는 심정으로 요즘의 일을 하늘을 향해 사죄하시리라 저는 생각합니다. 이 동문님, 기왕에 붓을 든김에 한가지 어렵지만 도전해 봄직한 청을 여쭙니다. 청중의 누구의 가슴도 아프게 하거나 시리게 하지 않으면서도 모두가 눈물나게 웃게 하는 개그를 만들어 내는데 더욱 피땀을 흘려 노력하시어 갑자기 임기 웅변으로 내놓는 개그도 습관이 되어 모두를 훈훈히 웃게하는 개그의 달인이 되시기 바랍니다. 가슴을 훈훈히 만드는 개그는 현대병을 치료한다고 웃음 연구로 평생을 보내고 있는 미국 백인 Dr. Lee Berk 박사께서 연구 보고 했습니다. ‘수많은 개그맨들이 저마다의 끼를 가지고 갖가지 웃음을 만들어 내는데, 이혁재 개그맨만 나오면 같은 류의 개그 끝에 언제나 전 국민의 심금을 울리면서 웃게하는 개그가 꼭 있다! 배꼽을 쥐고 웃으면서도 눈가에 이슬이 맺히게 하는 참으로 속 시원한 메세지가 있는 개그를 선사한다!’ 그렇게 되면 이동문은 한국 개그계의 대부가 될 것입니다.
존경하옵는 전 세계의 인고 선후배 동문님들,
아직도 분이 삭지 않으시는 동문님들이 계신 것을 봅니다. 충분히 그럴만 하였죠. 하지만 제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이혁재 동문의 글로 보아 이 동문이 약 30대 초 중반으로 보입니다. 잠시 우리의 30대를 돌아 보시면 안되실까요? 30대는 모름지기 시행착오 속에서 성숙하는 시기잖습니까? 또한 잘못을 저지르고도 자기 잘못을 깨닫기가 가장 어려운 세대 아닙니까? 더 더군다나 말을 직업으로 삼고 사는 사람들의 참혹스런 말 실수의 경험은 누구나 다 있습니다. 목사, 변호사, 아나운서, 정당 대변인, 개그맨,… 많은 정치인들이 백성을 뒤집어 놓는 말 실수를 하고도 사과하지 않는데 비해 우리 이혁재 동문은 과연 인고인 답게 제대로 발 빠르게 사죄했다고 어여삐 용서해 주시면 안되실까요? 더구나 인터넷 공개 사과는 총 동창회 모임에 와서 제한된 공간에서 사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용단입니다. 전 국민적, 전 세계적 사과지요.
나아가, 한달에 300만원 버는 친구가 50만원 버는 친구에게 “쥐뿔도 없는 놈이 까분다”고 하면 큰 상처가 되겠지만 한달에 1,000만원을 버는 친구에게는 피식 웃고 마는 귀여운 앙탈 밖에 안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혁재 동문이 개그인으로 용을 쓰며 머쓱한 분위기를 반전 시키려 애쓴 그 비교가 정말 피식 웃으며 귀엽게 느낄 만큼 분명히 1,000만원 벌이 동문 출신임을 견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스스로 50만원짜리 동문이 되어서 너무 속상해 하지 맙시다. 그리고 그날 그 개그를 듣고 웃은 이웃 친구들도 우리가 이미 50만원짜리로 얕 볼 상대가 아닌 벌써 1,000만원 짜리가 된 존재임을 넉넉히 알고 있었을 테니까요. 이곳 LA에서는 제가 어느 타 동문회 모임에 참석해도 저를 1,000만원짜리 동문으로 여겨주는 분위기를 실감합니다.
어쨌든 야단을 치신 동문님들은 동문님들 대로, 매우 가치있는 결과를 도출해 내셔서 감사하고, 이해하며 조절하려 조심스런 의견을 내신 동문님들의 사려 깊음에 감사드리며, 당사자된 이혁재 동문님의 진솔한 사과에 감사 드립니다. 이번 일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인고인 됨을 소중히 여기는 집단인가를 재 확인한 소중한 시간이었으며, 얼마나 선후배 간에 잘 되기를 애써 격려해 주는 동문인가를 절감했기에 아프면서도 참 행복했습니다.
전세계의 인고인 여러분,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더욱 강건하시고 번영하시기 바랍니다.
2005년9월26일
인천 고등학교 남가주 총 동문회 부회장
재미 인천 광역시 향우회 회장 백상진 올림 (7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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